Keywords : complementariness, care, emotion
Q. 가장 어릴 때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A. 4살? 5살? 동네에서 게임 하던 게 기억나요. 100원짜리 넣고 뿅뿅뿅. 스노우 브라더스? 킹오브파이터도 많이 했어요. 거의 혼자 했어요. 문방구 앞에 있던 거. 킹오브파이터를 제일 잘했어요. 동네에서 탑이었어요. 그때 또 100원이라는 게 굉장히 컸거든요. 어렵게 용돈을 받아서 한다는 것과, 줄을 서서 해야 된다는 것. 어려운 것일수록 소중히 여기고 신경을 쓰잖아요. 어린 나이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Q. 인생이 되감기가 가능하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A. 애기요. 신생아 때. 엄마 배 속에 있을 때요. 후회되고 아쉬운 것들이 너무 많아요.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런 것들을 좋게 만들어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근데 지금 너무 행복해요. 안 가고 싶어요.
Q. 자신이 어른 같다고 생각될 때가 있었나요?
A. 부모가 되어야 어른이 되는 것 같아요. 정확히 나눌 순 없지만 '정말 많이 컸구나'라고 느껴질 때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서로 이해했을 때, 상대방이 제 진심을 받아들여서 도움이 됐을 때인 것 같아요.
Q. 타인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
A. 한바탕 놀 때. 잠깐이라도 다 내려놓고 노는 거죠. 그러고 나면 정신 차리게 돼요. 나사도 풀어야 조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한번 풀어줘야, 음! 그래 한 번 해보자, 하고 되는 거지. 계속 긴장하고 초조해하면서, 거기서 더 조이려고 하면 안돼요.
Q.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뻔한 대답은 '노력을 해야 된다'가 있겠죠. 그렇지만 정말 뻔한 대답밖에 없는 질문인 것 같아요. 노력하면서 자기의 꿈과 목표를 위해서, 최대한 솔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저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건 정말 정답이 있는 것 같아요.
Q. 어떤 일을 할 때,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A. 결과요. 과정이 중요하긴 해요. 노력도 물론 해야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과정이 아무리 좋았어도, 누군가에게 보여줄 때 결과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스스로 만족해야 되고요. 물론 좋은 과정으로 위안삼을 순 있겠죠. 그렇지만 결과가 안 좋을 때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것 같아요.
Q.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요?
A.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거짓말을 해서 들키면 어떡할까 불안에 떠는 것. 그게 선의의 거짓말이어도요. 그러면 신뢰가 깨지는 거니까.
Q.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A. 거짓 없이 솔직한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느껴지잖아요, 이게 가식이구나. 근데 어쨌든 서로 얻을 게 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난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사람을 이용하는 건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활용하는 건 그럴 수 있다 생각해요. 저는 형들한테도 저 활용하라고 얘기해요.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Q. 사람이 변하는 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요?
A. 그 발판이나 계기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은데, 안 변하는 사람도 있어요. 물론 자아가 성장하면서 변하는 건 있겠죠. 다 다르겠지만 사람들을 많이 만날수록 그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Q. 그럼 변화는 내적인 요인일까요, 외적인 요인 때문일까요?
A. 외적인 것들을 먼저 경험하고, 그게 내면으로 와서 되새겨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하고 깨닫는 걸 토대로 성장한다고 해야 될까요.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고, 내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들도 알게 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 거 같아요.
Q. 주변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자신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똑같을 것 같아요. 솔직한 태도와 내 사람들을 챙기는 것.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까지 변하는 건 굉장히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변화 자체가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변하는 게 맞고, 변해야 성장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연습생 때는 수줍어하는 꼬맹이였잖아요. 지금은 모두가 노력해서 좋은 위치에 있는데, 예전처럼 위축되어 있는 건 말이 안 되는 거 같아요.
Q. 명료한 것을 좋아하나요, 모호한 것을 좋아하나요?
A. 명료한 게 좋죠. 저는 흐지부지한 걸 너무 싫어해요. 타당성 있는 걸 좋아해요. 왜 그런지 상대방을 이해시켜 줄 수 있는 것. 공적인 데서는 그렇고. 사적인 데서는 모호한 것? 사람이 좀 자유로워요.
Q. 우연을 믿는 편인가요, 필연을 믿는 편인가요?
A. 둘 다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관계에서 우연은 예상치 못하게 오는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을 때 찾아오는 것 가아요. 필연은 모르겠어요.
Q. 보이지 않는 것 중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감정, 희로애락 전부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만났을 때 언어로만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감정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눈빛으로 알 수도 있고. 감정에 따라서 표현이 달라지는 거니까. 한 번 보고 싶어요. 감정이 어떻게 생겼나. 인간은 진짜 신비한 것 같아요. 파헤쳐 보고 싶어요. 어떻게 인간이 만들어졌는지.
Q. 세상에서 한 가지만이 영원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이었으면 하나요?
A. 인류요. 인류가 있으면 뭐든 해내지 않을까요. 어떻게든 살아갈 것 같아요. 사람들만 있으면 게임이나 핸드폰이 없어도 얘기만으로 웃을 수 있잖아요.
Keywords : dawn, relationship, side road
Q. 엑소를 영화 장르로 말하자면 어떤 영화일까요? 자신의 인생도 영화 장르로 말해보자면?
A. 판타지요. 자랑을 하자면 현실적이지 못한 것들을 많이 해내기도 했고, 앞으로도 하려고 하니까요. 멤버들 한 명 한 명 다 다르기도 하구요. 장르로 치자면 코미디는 아니고, 판타지 액션? 주인공은 저희 팀, 엑소가 아닐까요.
제 개인적인 인생은 굳이 표현하자면 굉장히 슬펐다가 행복해지는 영화. 왜 행복하냐면, 일단 저희 멤버들이 너무 잘 되고 있고, 저 또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고. 그 두 가지 때문인 것 같아요.
Q. 좋아하는 시간과 공간은 언제, 어디인가요?
A. 저는 새벽을 좋아해요. 1시나 2시요. 완전 새벽. 모두 자고 있을 때의 평온하고 조용한 새벽 공기만의 느낌이 저와 잘 맞는 것 같고, 그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너무 좋아요. 생각도 많이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공간은, 갇혀있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갇혀있으면 우울해져요. 슬픔에 잠긴다고 해야 되나. 전 항상 어울리는 지인들이 있거든요. 그들이랑 같이 안에 있는 건 좋지만 혼자 있는 건 별로에요.
Q. 새벽에 주로 어떤 생각을 하나요?
A. 모든 사람이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자기 미래에 대한 걱정, 기대, 설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인생에 대한 생각들이요.
Q.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중 어느 것을 더 즐기는 편인가요?
A. 즐기는 건 낯선 거죠. 익숙한 건 편하죠. 낯선 곳은 적응을 해야 되잖아요.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는 것처럼, 거기에 적응하는 과정이 재밌는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물건들, 그런 걸 처음 경험하면서 깨닫는 것도 많을 거고, 도전하는 것도 있을 거고. 그래서 저는 낯선 걸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Q 평생 여행을 다니게 된다면 어디에 집을 마련할 것 같나요?
A. 집은 서울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평상시에 도시 속에서, 공기도 안 좋은 이런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지내다가 가끔 사람 없고 공기 좋은 데를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Q. 가장 처음 떠났던 여행은 어땠나요?
A. 여행을 너무 많이 다녀서 첫 여행이 기억이 안 나요. 분명히 있을 텐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Q. 그럼 지금 생각하는 여행에 대해서 더 말해줄 수 있나요?
A. 여행이라는 게 제가 계획을 짜서 떠나는 거잖아요. 근데 저는 떠나고 싶을 때 바로 떠나는 걸 좋아해요. 계획을 전혀 짜지 않고 즉흥적으로 떠나요. 옷도 안 챙기고, 숙소 예약도 안 하고, 지갑만 챙겨서 가요. 제 친구들이랑 가서 거기서 이뤄지는 일들이 재밌어요. 뭐가 일어날진 모르지만 저랑 어울리는 사람들이 다 그런 걸 좋아해요. 그래서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아요. 휴게소 들러서 야구 게임 있으면 그거 하고 가다가 대구 들러서 뭐 먹고, 그런 예측할 수 없는 여행. 기대되잖아요. 남들이 계획 짜서 다니는 여행을 보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진짜 그렇게 하고 싶은데 계획대로 잘 안 되더라구요. 더 꼬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맘 편히 '그래 꼬여!' 그런 마음으로 여행을 해요.
Q. 오래 되어서 좋은 것과, 새로워서 좋은 것을 하나씩 말해본다면?
A. 새로운 것은 나에게 경험이 되고, 깨달음을 준다고 생각이 들고요. 오래된 건 그 깨달음이 정과 추억들로 남아서 제가 회상을 할 수도 있는 것. 구체적으로는 인간관계요. 삶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간이라는 게 보면 볼수록 정이 들잖아요? 정이 돈독해지는 과정이 재밌거든요. 새로운 것도 마찬가지예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분명 배울 게 있고, 얻는 것도 있을 거고, 반대로 내가 그 사람에게 미친 영향이 있을 거고. 그런 것들이 재밌는 것 같아요.
Q. 과거, 현재, 미래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전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시작한 지 10분쯤 된 것 같은데 그것도 과거잖아요. 그러니까, 현재라는 게 있는 건가요. 1분 1초 지날 때마다 그 순간들은 과거가 되는 거고, 저희는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거잖아요. 현재라는 게 좀 애매한 것 같아요. 현재라는 걸 이야기할 수 있는 걸까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현재라는 게 있는 건가. 현재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물론 크게 보면 아까부터를 현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따져 보면 1분 1초 지나가는 거니까 과거 아닌가. 시간이 가고 있으니까 미래가 중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요.
Q.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경험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A. 제가 깨닫는 거 좋아하고, 배우는 거 좋아하고, 경험하는 거 좋아하고, 새로운 걸 느껴보는 걸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뭐든지 다 해보는 편이에요. 그러면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도 알려줄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잖아요. 사람들이 뭔가 한다고 했을 때, 제 경험담을 들려 주면 도움이 되니까요. 그런 것도 세상을 보는 시야에 포함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더 여러 가지에 도전을 하려는 것 같아요.
Q. 눈에 보이는 것 중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일단 하나를 절대 못 꼽고. 음, 보이는 것들이 다 가치 있지 않을까요. 하나 하나가 다 필요에 의해서 쓰이고 있으니까요. 어딘가에는 다 필요가 있는 것들이고, 어딘가엔 다 중요한 것들이지 않나요? 당장 설명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흔히 나쁘다고만 생각하는 것들도 다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Q.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 가장 훌륭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하나라고 하긴 힘들구요, 전부 다. 어딘가는 다 쓰임이 있고, 필요하니까. 그 덕분에 우리가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거 아닌가.
Q. 자신의 인생에서 꼭 있었으면 하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A. 음, 굉장히 감동적인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주 거대하게. 그게 구체적으로 뭘지는 저도 모르겠는데, 말도 안 되게 감동적인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 이런 일이-?'하고 말을 잃게 되는 정도의 감동. 감동을 준다는 건 그 사람을 안 좋아하면 불가능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을 굉장히 생각하고 좋아하고, 그 사람도 나한테 감동을 줬거나 아니면 감동을 줄 만한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감동을 주기 위해 계획을 짠다거나. 감동은 서프라이즈도 들어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 감정 상태가 아니면 감동을 줄 수 없는 거니까.
Q. 쌍둥이나 도플갱어가 있으면 어떤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A. 저랑 비슷해야겠죠. 아, 아니다. 저랑 완전 정반대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서로 배우는 것도 있을 거고, 생각하는 기준이 다른 거잖아요. 저랑 논리가 다른 게 재밌을 것 같고. 그래야 서로 알려주고 깨닫는 게 있을 것 같아요. 전 누굴 챙겨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 사람한테 힘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이유 중 하나가 그런 것 같아요. 그게 제 삶의 낙이에요. 도움이 된다는 게 너무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건 다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죽으면 누가 슬퍼할까? 그런 생각도 해요. 나랑 진심으로 교류했던 사람 중에 누가 슬퍼할까. 그런 생각도 종종 들어요.
Q. 형제가 아홉 명인 집에서 태어난다면 몇째로 태어나고 싶나요?
A. 첫째요. 다 챙겨줄 거예요. 그 힘든 삶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게 희열이 있어요. 물론 엄청 피곤할 거고, 저를 위한 시간도 필요하겠죠. 그렇지만 그렇게 살면서 제가 할 일도 하고, 챙길 것도 챙기는 삶이 만족스럽고 재밌을 것 같아요.
Q. 일상에서 완벽하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A.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한 적은 많은데, 활동 영역을 넓히다 보니까 더 알고 싶고, 하고 싶어지고, 경험해보고 싶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더 바라게 되는 거 같아요. 지금도 뭔가 바라는 게 있어요.
Q. 어느 날 투명인간이 되었는데, 한 사람만 나를 볼 수 있다면 누굴 꼽고 싶은가요?
A. 사랑하는 여자요.
Q. 하루가 짧게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요?
A. 내가 행복할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놀 때. 여행을 간다든가. 행복한 상태일 때는 힘들었다, 지금 내가 고통스러워 하는 거, 스트레스 받는 걸 생각 안 하게 되다 보니까 후딱 지나가는 것 같아요. 자기가 싫어하거나 할 때면 그게 언제 끝나나 계속 생각하고 기다리게 되잖아요, 언제 끝나나. 그러다보니 착각이 들겠죠. 그러니까 더 길게 느껴지는 것 같고. 인간이 그런 게 신비로운 것 같아요. 행복한 걸 할 때는, '이걸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 그런 마음을 가졌을 때는, 기다려지는 게 없고, 뭔가를 하려고 하고, 하게 되고. 나아가려고 하니까 자기도 모르게 시간이 가 있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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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인터뷰 복습하면서 두고두고 다시 보고 싶어서 타이핑 했다. 오타 확인 안했는데 괜찮겠지...
철학적이고 사유할 수 있는 질문들도 좋았고 세훈이의 가치관이 엿보이는 진솔한 대답들도 많이 좋았고.
세훈이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진지한 인터뷰들을 좋아한다. 화보 작업도 (무조건 인터뷰가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면에서 더 선호하는 편이고.